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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수업을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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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종호
댓글 0건 조회 1,986회 작성일 10-07-18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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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공자와 제자가 문답 형식으로 이뤄진 책이다. 당연히 모두 한문이었다. 분명 한문이란

것은 우리 생활에 떼어 놓을 수 없는 것이지만 우리 세대에 이르러서 중요성에 비해 너무나 소

홀하게 여겨지고 있는 것이고 그리고 획 수가 많은 한자들을 볼 때면 한숨부터 절로 나오고 너

무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화, 목 토익 특강 후 2시간씩 있던 논어 수업... 여름 날의 뜨거운 날씨는 오후 수업 시간을 지치

게 만들었고 또한 점심을 먹고난 후에 찾아오는 식곤증도 우리의 몸을 더욱 더 처지게 만들었

다. 게다가 한자란 것이 너무나 딱딱하게 느껴지고 한자 선생님이라면 왜 흰 수염을 기른 옛날

서당에서나 볼 법한 선생님들이 떠올랐는지 모른다. 그리고 이 더운 여름날에도 긴 셔츠와 외

투까지 걸치고 오신 왠지 엄청 격식있어보이고 딱딱해 보이는 첫 인상에 왠지 더 부담되었다.

교수님께서 수업 시작 전 말씀하셨다. 이 논어란 것은 너무나 딱

딱하고 재미없을 수 밖에 없는 과목이라고....그런 말을 듣고 수업에 들어가니 그 논어 책이 얼

마나 더 재미없어 보이던지.... 그리고 그런 생각들을 가지고 수업에 임하니 얼마나 지루하게

느껴지고 재미없게 느껴졌으랴...그러나 논어를 담당한 교수님께서는 나의 이러한 생각을 비웃

기라도 하듯이 도저히 상상을 할 수 없는 논어 수업을 하셨다. 분명 논어 수업은 논어 수업이었

다. 하지만 교수님이 겪어오신 삶의 수많은 일화들과 논어가 엮이니 이렇게 재밌을 수가 없었

다. 그리고 왠지 딱딱해 보이는 첫인상과 다르게 유머감각까지 겸비하신 분이라 수업이 더욱

재미있었다. 분명 지루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8번의 논어 특강은 그렇게 세월여시란 말처럼 쏜

살같이 지나갔다.

마지막 수업에 교수님은 이렇게 만나서 수업을 하는 것도 다 인연이라며 평생 간직할 소중한

선물을 우리에게 주셨고 교수님은 2시간씩 여덟번 한자란 것을 배우기에는 너무나 턱없이 부

족한 16시간을 가지고 한자란 것이 꼭 딱딱하고 어려운 것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해 주셨

고 나중에 나에게 여건이 된다면 남을 가르칠 정도는 아니더라도 내 삶에 도움이 될 수 있을 정

도는 배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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