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학과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4주간의 버디프로그램 그리고 4박 5일간의 중국 문화탐방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심보영
댓글 0건 조회 2,237회 작성일 10-07-19 18:29

본문


596171823_4d1bbdff_k.jpg

 시험기간이라 여느 날처럼 학교 열람실을 가는 길에 벽에 붙어있는 버디 프로그램 공고문이 내 눈에 들어왔다. 무심코 읽은 공고문. 중국 친구와의 교류, 그리고 중국 문화탐방이라는 말이 너무 솔깃했다. 지원날짜를 보니 딱 하루 남아있었고, 너무 설레고 떨리는 맘에 얼른 국제교류원에 전화를 해 지원해도 되냐고 물었다. 그렇게 지원하게 된 버디프로그램. 고등학교 때 제 2외국어로 중국어를 배웠던 터라 면접에서 해볼 만한 문장들도 구사해보고 친구들에게도 연락해서 물어보고 추억에도 젖어보았다. 만만의 준비를 해서 간 면접에는 10명 남짓의 지원자들이 있었고 국제교류원 원장님과의 면담이 있었다. 4주간의 중국 친구와의 교류 후에 4박 5일로 중국 문화탐방을 간다고 하셨다. 면접을 보고 며칠 후 1대 1로 중국친구와 짝을 정했다. 난‘왕교일’이라는 23살 언니와 짝이 되었다. 그녀의 첫 인상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얼른 만나서 많은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첫 만남 후 우린 서로에게 궁금한 점들을 물으며 즐거운 저녁식사를 하였다. 내가 질문하면 대답을 하고 곧바로 그녀에게서 질문을 받았다. 끊이지 않는 대화가 너무 좋았다. 다만 내가 중국어를 못한다는 점이 너무 아쉬웠다. 중국어로 대화가 가능하면 얼마나 좋을까? 자리를 옮겨 카페에서 그녀는 중국 문화탐방을 가면 주의할 점들과 물건을 살 때 사용할 수 있는 간단한 문장들을 알려주었다. 중국 상점에서 물건을 살 때 외국인들에게는 원래 값의 2, 3배를 부른다고 한다. 그 때 대처법도 말해주었다. 그녀가 상인, 내가 외국인 손님으로 상황극도 해보면서 우린 신나게 웃었다. 단체 모임이 아니라 어색하고 서먹서먹할 줄만 알았는데 헤어질 때쯤엔 너무 말을 많이 해 입이 아플 정도였다. 이렇게 우린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
보영, 내 방으로 놀러오지 않을래?’라는 문자메세지 1통. 병원 실습을 마치고 교일 언니의 기숙사 방에서 만남을 가졌다. 언니는 미리 내가 오기 전에 중국문화에 대해서 인터넷으로 자료를 찾아놓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컴퓨터 앞에 나란히 같이 앉아서 본 것은 경극과 중국전통의상 치파오 사진 등이었다. 날 위해 이렇게 하나하나 찾아놓은 그녀에게 너무 고마웠다. 중국 문화탐방을 가서 그녀의 학교 친구들과 만난다는 얘기를 하니까 손수 내 소개를 적어주었다. 중국 친구들과 만나게 되면 자기가 적어준 것을 외워 멋지게 내 소개를 하라고 말이다. 헤어질 때는 그녀가 하양시장에서 사 온 수박을 반으로 갈라 나에게 주었다. 지금도 그 수박 반덩어리를 생각하면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방학이 끝나고 개강을 하면 얼른 그녀를 만나고 싶다.

 
4주간의 버디 그리고 중국 문화탐방 그 첫째 날. 난생 처음 가는 해외여행이자 중국여행이라 그 느낌은‘설렘’이라는 단어하나만으로는 가슴 벅차고 표현 불가능했다. 중국 문화탐방 담당선생님과 학생 13명. 우리는 동대구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리무진을 타고 출발하였다. 여유있게 일정을 짰기 때문에 공항 및 면세점 구경 시간도 주어졌다. 지방을 사는 나에게는 인천국제공항에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신기하고, 들떴다. 드디어 중국 심양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탔다. 심양은 우리나라와 시차 1시간, 도착하기 까지는 1시간 45분이 걸렸다. 해외여행을 가본 적이 없는 나는 기내식 또한 처음이었는데 그 맛은 말 그대로 정말 꿀맛이었다. 자매학교인 심양직업기술학원의 국제교류원 원장님과 릴리 선생님이 공항에서 우리 일행을 반겨주셨다. 내려서도 우린 여기가 한국이야? 중국이야?를 연신 외쳤다. 여행가방을 한 손에 쥐고 우릴 기다리고 있는 버스를 타고 음식점으로 향했다. 음식점에는 우리학교 국제교류원 원장님이신 윤 교수님과 자매학교 교수님들께서 우릴 기다리고 계셨고, 회전판에는 화려하고 맛깔스러운 중국 음식이 끝없이 나왔다. 중국 여행 전, 여행 경험이 있는 언니들이 중국 음식은 못 먹는다고 컵라면이나 김, 참치를 꼭 챙겨오라고 신신당부한 탓에 중국 음식에 선뜻 젓가락질을 하지 못했다. 용기를 내어 젓가락질을 하는 순간 맛있어서 그 많던 음식들을 다 먹었다. 나뿐만 아니라 거기 있는 모두가 말이다. 저녁을 맛있게 먹고 우리가 묵을 호텔로 출발하였다. 숙소가 가장 걱정이 되었는데 저녁식사처럼 기대 이상으로 너무 좋은 방에 묵게 되어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첫날 저녁은 저물었다.

 
둘째 날, 자매학교인 심양직업기술학원을 방문하였다. 건물마다 우리를 환영하는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학교 안으로 들어서자 중국 학생들이 박수로 우릴 반겨주었고, 한국 학생 2명, 중국 학생 2명씩 1조로 팀을 짰다. 직업기술원의 위원장님의 환영사가 있으신 후에 버스로 학교를 둘러보았는데 웬만한 한국의 대학교 캠퍼스보다 훨씬 커서 입이 벌어질 정도였다. 학교를 구경한 뒤에 음식점을 갔는데 음식점 또한 너무 커서 점원들이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서빙을 했다. 첫날 저녁처럼 회전판에 올려지는 맛있는 음식을 먹었다. 점심식사 후에는 우웨이시장을 갔다. 거기서 팀별로 움직였는데 우리 팀 중국 친구 한동영과 찡찌에가 팔찌를 사주었다. 나와 간호과 후배 예지는 미안해서 몸둘바를 몰랐다. 하지만 그들은‘우린 친구야.’라고 웃으며 팔찌를 손목에 채워주었다. 우웨이시장 탐방 후 해피패밀리라는 멀티 프라자를 구경하고 오리고기 전문점을 갔다. 이제는 중국 음식에 대해 두려움이 없어졌기 때문에 나오는 음식 모두 잽싸게 젓가락질을 했다. 다함께 저녁을 맛있게 먹고 중국 친구들은 우리가 묵고 있는 호텔까지 택시로 바래다주었다. 하루 동안이지만 많은 곳을 함께 하고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나누었기 때문에 정이 많이 들어서 헤어지려고 하니 너무 아쉬웠다. 이메일 주소와 휴대폰 번호도 교환하였지만 아쉬운 발걸음은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셋째 날, 호텔에서 조식을 먹고 박물관 관람을 하였다. 박물관은 들어가는 입구 절차부터가 까다로웠다. 공항에서처럼 소지품 검사를 마친 후 관람이 가능했다. 여러 관으로 나눠진 박물관은 중국의 여러 토기나 그림, 문서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모든 관람을 마친 뒤 우리는 심양직업기술원학원에 가서 마지막으로 중국 친구들과의 짧은 작별인사를 나누었다. 그리고 중국 교수님께 중국 시장에 대한 강의를 듣고 백화점과 지하상가 체험을 했다. 중국어를 사용해 각자 필요한 물품과 기념품을 사고,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저녁도 먹었다. 마지막 일정으로 마사지실도 가서 시원한 발마사지도 받았는데 중국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느라 쌓였던 피로감이 한방에 풀리는 것 같았다.

 
넷째 날, 릴리 선생님이 이 날은 조식을 호텔에서 말고 식당에 가서 먹자고 해서 100년 된 유명한 호떡집으로 향했다. 우리나라 호떡과는 다르게 속은 만두 속과 같았다. 기름기 많은 호떡과 함께 완두콩 죽, 조 죽을 먹었다. 그리고 우리는 과일가게에서 먹고 싶은 과일을 사보았다. 중국을 가서 느낀 감정이지만 외국어를 사용해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거나 물건을 직접 사본다는 것은 참으로 떨리고 기분 좋은 느낌이었다. 이 날은 관광을 위주로 하였는데 버스를 타고 2시간 정도를 달려 국제공원이라는 곳을 갔다. 공원도 아주 클 뿐더러 정말 큰 동굴 안에도 가보았다. 동굴 안은 너무 추워서 공용으로 입는 점퍼를 나도 집어입고 보트를 타고 구경했다. 그리고 우린 저녁으로 샤브샤브를 먹으러 갔다. 그 음식점에는 첫날에 뵈었던 교수님들도 다 계셨다. 한국과 먹는 방법은 같았지만 국물이 사골국물과 같이 진한 것이 아주 일품이었다. 중국에서 먹는 마지막 저녁이라고 생각하니 시간은 정말 빨리 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 가서도 하루 24시간을 아깝지 않게 써야겠다고 다짐하면서 마지막 날은 그렇게 흘러갔다.

 
마지막 다섯째 날, 그래도 마지막 조식은 챙겨먹어야 하지않겠냐며 새벽에 다같이 부지런히 짐도 챙기고 준비해서 호텔 조식까지 챙겨먹었다. 든든하게 먹은 후 공항에 도착해서 우리 일정동안 동행해주시고 마지막 날까지 배웅을 해주신 릴리 선생님과 작별인사를 하였다. 그리고 다시 우리는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내게 중국은 가깝고도 먼 나라였다. 처음 중국에 대한 조그마한 호기심으로 시작한 버디프로그램 그리고 내 생각의 전환점이 된 문화탐방. 내게 4박 5일은 단순한 중국 여행이 아니었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다.’라는 말이 소름끼치게 맞았다. 세상은 넓고, 난 우물 안의 개구리 같다는 생각을 했다. 중국 문화탐방 후 2주가 지난 지금 나는 중국 친구와 이메일을 주고 받고 있다. 중국 친구와 마지막 작별인사를 할 때 한국말로 ‘꿈은 이루어진다. 우리 성공해서 보자.’라고 노트에 적어주었는데, 내가 적은 그 말처럼 우리가 훗날 성공해서 다시 만나기를 바라면서 후기를 마친다.

첨부파일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